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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12 지피지기 여아나 4인방, 그들은 왜 실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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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쯤인가... 아나운서 예능프로 진출 바람이 불었던 기억이 난다.
노현정이 나와서 주름 좀 잡다 시집가고 한풀 꺾이나 했더니... 뭐 여러가지 프로에 아나운서들이 등장하면서 다시 예능프로 출연이 대세가 된 듯 하다.

그때 마봉춘 본부에서 야심차게 내밀었던 것이 바로 토크쇼 '지피지기' 에 여자 아나운서 4인방을 투입하자는 것이었다. 나름 파격적이면서도 대세를 보았을때 먹힐듯한 전략이었지만... 결국 이들의 출연으로 인한 시청률 상승효과는 없었고, 결국 지피지기는 추억속의 프로그램이 되고 말았다.

또한 이 프로그램이 폐지되면서 저 4명의 아나운서 존재감도 많이 사그라들었다. 물론 4명 모두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안습 아나운서인 R 아나운서보단 낫고 나름 자기 프로그램도 하나씩 맡고 있지만... 한때 매일 인터넷 뉴스를 오르내리며 떨치던 유명세에 비하면 지금은 무척 조용하게 아나운서 생활을 하는 셈이다.

지성과 미모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무엇일까?

정말 지피지기가 없어지고 나서 많은 분석기사가 나왔다. 뭐가 안맞다느니, 아나운서의 역할 자체는 이게 아니라느니, 주도권을 못잡았다느니... 설왕설래였는데 내 생각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첫째, 아나운서 지망생들은 예능 프로그램을 염두에 두는 경우가 거의 없다.


수많은 남녀 아나운서 지망생들을 봤지만 그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 싸대기를 마구 날려줘 보겠다고 한 사람은 없었다. 아무래도 아나운서의 전통적 역할이 예능과 멀기에 그런 것이겠지만... 대부분 자기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그들과 수다떨고 시청자를 웃기는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치 않는다. 뉴스, 교양프로그램, 명절때 가끔 특집 나와서 쇼 하는 정도? 그게 지망생들이 그리는 대부분의 청사진이다.

실제로 여자 아나운서 지망생들과 얘기 해보고 그들이 면접 연습하는걸 들어보면 롤모델의 60%는 이금희... 한 30%는 김주하... 나머지 10%는 저 2명 하면 식상한듯 해서 다른 사람 찝는 분... 그래봤자 박혜진, 김소원, 황수경, 정은아를 벗어나지 못한다.

둘째, 아나운서 아카데미 증가로 인한 이미지 정형화

아나운서 되려면 아카데미 안다니면 안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요즘은 아카데미가 필수가 됐고, 그로 인해 아나운서의 기본기도 옛날보다 좋아졌다고 한다. 그러나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는데, 단점 중 하나가 바로 아나운서의 이미지 정형화다. 특정 몇몇 아카데미에서 똑같은 선생님에게 배우다보니 모두가 배운대로 이미지가 설정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아카데미에서 일하시는 대부분의 강사들은 전통적 개념의 아나운서 역할을 해오신 분들이 많다. 스승이 가르쳐주는대로 제자가 변하는건 당연지사다. 결국 그렇게 다들 비슷비슷해지다보니 이쁜애, 안이쁜애로 아나운서 합격자 불합격자가 갈릴 수밖에 없고 이미지가 개성있는 아나운서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셋째, 아나운서 지망생이 갖는 체질적 한계

지성과 미모를 보유한 아나운서 지망생이라 할지라도 이른바 예능적 '끼' 를 가진 사람은 드물다. 대부분 유복한 집안에서 아무 어려움 없이 부모님 사랑 받으며 곱게 자란 분들이 많은지라... 그런 사람들이 온갖 세상풍파를 겪고 나름 다양하면서도 특색있는 사고를 갖고 있는 일반 연예인 상대가 쉬울지.

방송에 그냥 앉힌다고, 짬밥 차면 대충 가능한게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다. 어느정도의 자질(펀더멘털)이 갖춰져야 그 난장판에서 버틸 수 있는거 아니겠는가. 지금 얌전하고 품위, 교양으로 이미지 형성이 되어있는 아나운서들에게 예능 프로그램 가서 노가리 좀 까고 깐죽대보기라고 하라는건 박주영보고 너 기본 운동신경은 되니 가서 이승엽처럼 야구 좀 해보고 와라는 것과 똑같은 발상이 아닐지.


여튼 이러한 문제로 인해 난 이들이 지피지기에 투입될때 오래 못갈줄 짐작했다. 그리고 그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요즘 연영과 출신에 미스코리아도 아나운서 뽑으면서 이런 방면으로의 활용을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 방법도 좋은 결과를 낳기란 힘들 듯 하다. 지망의 이유 자체가 예능과 거리가 있는 상황에서 무슨... 과감히 아나운서의 예능 활용을 포기하던지 진짜 예능의 피를 받은 히로인을 뽑지 않는한 아나운서의 예능 출연과 그로 인한 효과는 단발성에 그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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