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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17 초등학교 동창, 롯데 자이언츠 이인구 12

살다보면 학교 다닐때 같은 반이었다던지, 동네 친구라던지 해서 알던 사람이 TV에 나와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 중 한명이 요즘 주가를 떨치고 있는 프로야구 선수, 롯데 자이언츠 이인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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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도 샤방샤방(?)'

이 친구... 나랑 같은 초등학교 나왔다. 3학년과 6학년, 총 2번 같은 반을 했다.
인구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우리 초등학교때만 해도 자주보던 모의시험...
(그걸 우리는 '가짜 시험' 이라고 불렀다 ㅎㅎㅎ)
갑자기 나랑 절친한 친구 한명이 가짜 시험을 마친 후 격앙된 목소리로 소리쳤다.

"야야야야!! 빵점 맞은 애 있다!!"

아무리 그래도 시험에서 빵점 맞기가 100점 맞기보다 어려운 법인데, 난생 처음 생긴 일에 그 주인공이 누군가 싶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이인구였다. 빵점을 맞고도 자랑스러워 하던 그 어벙한 모습;;;
그게 내가 인구를 본 첫인상이었다.
그 후로 시험이나 이런거 보면 인구는 거의 하위권을... 그야말로 김흥국 아저씨의 독무대처럼 휩쓸었다.

3학년이 그렇게 지나고 6학년이 되어 만났는데 인구는 이미 리틀야구단에 가입한 상태였다.
'그래... 공부가 안되면 운동이라도;; 쿨럭;;'
거기서도 뭐 독보적인 존재는 아니었다. 9번 타자에 3루수였던걸로 기억이 난다.

그런데 어찌하여 중학교도 야구로 가고 고등학교도 가고 나중에 대학갔다는 소식에 나를 비롯한 동창들 모두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좀 잊혀지려니 작년쯤엔가... 얘가 롯데에 프로선수로 입단했다는 충격적인(?) 뉴스를 보았다.
고등학교때 주전하고 그러던 내 친척들도 다 프로는 못가고 꿈을 접었는데;; 정말 대단하다는...

여튼 인구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를 검색하다보니 야구팬들이라면 누구나 보았을 '인구사와라' 사건이 보인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내용을 잠시 정리해보자면 이렇다.

1. 대학교때 '인구야, 바나나우유 사와라' 는 선배의 말에 바나나우유를 안사오고 바나나와 흰우유를 따로따로 사갖고 온 사건 ㅡ.ㅡ;;;

2. 또 선배가 '인구야, 새우깡하고 다른거는 돈 맞춰서 알아서 사온나" 하니 새우깡, 먹물새우깡, 매운새우깡을 돈맞춰 사왔다는... ㅡ.ㅡ;;;

3. 베스킨라빈스31에서 아이스크림을 시키는데 점원이 '세가지 고르고 이름 말해주세요~' 하니 진짜로 세가지 고르고 '제 이름은 이인구입니다...' 라고 했다는.... ㅡ.ㅡ;;

4. 프로에 와서 안타나 홈런치면 이온음료 마시고... 범타로 물러나면 눈치 엄청 보면서 물먹고 조용히 덕아웃에 가서 앉는다는;;; ㅋㅋ

혹자들은 이게 인신공격 아니냐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2년이나 이인구의 어린 시절을 함께한 사람으로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저건 사실일거 같다는...

정말로 순수하면서도 약간은 어벙한... 지금은 생각해보면 약간 컨셉을 그렇게 잡고 다닌거 같기도 한 재밌는 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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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때 관중에게 가끔하는 우천 세리머니... 저건 진짜 맘먹고 팬들에게 서비스 하지 않는한 힘들다.
그런 희생정신을 학교때 인구는 보여줬다. 평소 좀 어렵거나 예뻐서 건드리기 힘든 여자애들 똥침 놓기 이런걸 우리 대신 해줬다 ㅡ.ㅡ;;

우린 초등학교 6학년때 제비뽑기로 짝궁을 정했는데 당시 인구는 여자애들에게 공포의 대상... 남자들이 먼저 번호표 뽑아서 인구의 번호가 결정되면 '공포의 숫자' 라고 다들 그랬고... 결국 공포의 숫자가 당첨된 여자애들은 울상이 되거나 급실망하거나... 울었던 애도 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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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였나... 경기중에 코피를 갑자기 쏟아 사람들을 당황케 했던;;
인구의 하루하루는 언제나 당황스러웠던거 같다. 정말 이런거 볼때마다 학창시절 생각이 나 웃음이 절로난다.


어렸을때만 해도 이 친구가 이렇게 될지는 상상도 못했다.
사람일은 모른다는게 맞다. 정말 인구 놀려먹고 얕잡아보던... 초등학교때 잘나가던 애들 별볼일 없이 산다.
초등학교 졸업한 300여명중 가장 유명한 사람이 됐다.

아마 인구는 우리를 다 잊었을 것이다. 고등학교때 인구랑 같은 학교 다닌... 6학년때 같은 반인 친구가 아는척 했는데 '누구세요...?' 했다는 ㅡ.ㅡ;;

비록 우리의 얼굴은 잊었지만 언제나 모두가 자길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란다.
롯데팬은 아니지만, 당당히 롯데의 주전으로 발돋움한 그가 국가대표도 하고 은퇴할때까지 꾸준한 활약으로 팬들의 기억속에 남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