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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05 LA다저스, 20년만에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 13

(출처: MLB 공식 홈페이지)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메이저리그 광(光 아니고 狂)인 내가 제일 좋아하는 팀은 따로 있다.
하지만 올해 지구 꼴찌를 한 관계로;;; 부끄러워서 그 팀 얘긴 나중에 하기로 하고 ㅎㅎㅎ
그 팀 다음으로 좋아하는 팀은 바로 LA 다저스이다.

어렸을때 가끔 보던 AFKN 메이저리그 방송에서 가장 많이 접하던 팀이었고 이 팀 특유의 푸른색이 주는 느낌도 좋았으며 특히나 홈구장인 다저 스타디움이 멋져서 꼭 한번 가보고 싶기에...
그리고 이 구단이 지금은 좀 그저 그래도 지금의 메이저리그를 만드는데 많은 공을 한, 구단 운영에 있어서는 선구자급이라는 점도 야구 경기 외적 요소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매력적이었다.

그냥 어렴풋이 좋아하던 이 팀은 박찬호가 입단하여 한때 제9구단으로 불릴만큼의 인기를 얻으며 좋아하는 팀 중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뭐 1988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여러가지 우여곡절로 인해 포스트시즌과 영 인연을 맺지 못하던 이 팀이 올해 지구우승을 했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른바 전문가들의 예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 팀중 최저승률인 이 팀은 볼거없이 걍 탈락!!
뚜렷한 에이스도 없고 타격도 FC 다저스라는 조롱을 받았던 팀이기에 그랬다. 10명중 9명이 다저스의 탈락을 예상;;

하지만 다저스는 오늘 이겼다. 5전3선승제의 디비전 시리즈에서 리그 최고승률을 자랑하는 시카고 컵스를 3경기만에 꺾고 챔피언십 시리즈에 나섰다.

상대팀 컵스가 100년만의 월드리시즈 우승이라는 큰 부담감을 떠안고 나서서 워낙 삽질을 한 탓도 있지만 객관적으로 밀리는 싸움이라고 기죽지 않은 다저스 선수들도 훌륭했다(특히 매니 라미레즈... ㅎㄷㄷ). 현역 감독중 포스트시즌 경험에서는 단연 으뜸인 조 토레 감독이 갖고 있는 특유의 팀 운영 스킬도 다저스의 승리에 한몫 했을 것이다.

야구는 기록과 통계의 스포츠이다. 그래서 기록과 통계로 야구를 설명하는 사람들이 많고, 야구를 좀더 심도있게 본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런 '숫자' 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숫자' 가 보여준 비교성적만으로 다저스는 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만사는 모두 '숫자' 로만 되는게 아니다. 인간이 하는 일이기에 객관적 데이터로 표현할 수 없는 심리적 상태와 여러가지 상황들이 짬뽕이 되어 결과가 도출되는 것. 바로 숫자 외의 요소(주관적 요소)에서 다저스는 우위를 지켰고 승리할 수 있었다.

수많은 야구경기를 보지만 이런 경기가 언제나 재미있다.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리는 그 재미. 그리고 난 이런 야구의 측면을 단순한 우연이나 잘하는 쪽의 실수로 보지 않는다. 이것도 야구의 한 측면이다. 과거 한국프로야구를 지배한 해태 타이거즈가 언제나 최강전력은 아니었다. 선동렬이 있었기에 그렇지 해태보다 객관적으로 우위에 있는 팀들은 항상 있었다.

다저스와 컵스의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내심 다저스가 이겨주길 바랐다. 약자가 보여주는 그 드라마틱한 순간을 위해. 강팀이 강하고 강한 자리에 서야한다고 믿는 사람들에겐 아쉬운 소리지만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만으로 다저스는 그것을 잘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챔피언십 시리즈 상대도 월드시리즈 상대도 모두 다저스보단 한수 위의 팀이 될 것이다. 지면 할 수 없는거지만 이기면 정말 야구의 재미가 무엇인지 다시한번 느낄수 있을 것 같다.

2007년 콜로라도 로키스가 그런 돌풍을 보여줬지만 월드시리즈에서 너무 허무하게 지는 바람에 카타르시스가 느껴지진 않았다.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지던, 월드시리즈에서 지던 후회없이 최선을 다해 팬들에게 아쉬움 없는 2008 포스트시즌이 되길 바란다. 비단 다저스뿐 아니라 오늘 허무하게 떨어진 컵스를 제외한 나머지 6개 팀에게도.


(출처: MLB 공식 홈페이지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