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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 미인도 (2008)

Posted 2008. 11. 26. 22:33

주의: 스포일러를 안할수가 없는 포스트이므로 감안하고 봐주실것

휴가를 내고 어디 멀리 놀러가지 않는한 난 무조건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는게 일상화됐다.
학생때나 해보던 그 평일의 자유... 그게 아직도 그리워서일듯~

이번 휴가때 선정된 작품은 바로 화제작 미인도!
서양골동양과자점엔티크인가... 그것도 볼까말까 했는데 남자 배우들이 죄다 호모틱해서 패쓰;;
요즘 바람의 화원 드라마때문이기도 하고, 워낙 노출이니 정사신이니 해서 말이 많았던 작품이라 낮인데도 사람이 꽤 많았다.

전체적인 흐름은 주인공인 신윤정(김민선)이 어렸을때부터 마지막까지 그림을 그리면서 느끼는 감정의 변화를 따라가고 있다.

처음에는 그림 솜씨가 나쁜 오빠(신윤복)를 위해 그냥 이런 저런 그림을 그리다 그림 솜씨가 탈로난 오빠가 자살을 하자 화원 집안의 대를 잇기 위해 자기 자신을 버리고 오빠의 삶을 살게 되는 그녀...

이후 김홍도의 제자가 되고 도화서의 화원으로 들어가 풍속화를 그리며 평민들의 솔직하고 적나라하며 자연스러운 행동과 감정을 보게 된 그녀는 그동안 자신의 겉과 속을 모두 숨기며 기계처럼 그림만을 그려온 인생에서 서서히 벗어나게 되고,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며 솔직한 하나의 존재로 변화해 간다 뭐 대충 이정도로 정리가 된다.

그림을 매개체로 한 사람의 감정표현과 변화를 주 타겟으로 삼은듯 한데, 신윤복과 함께 영화의 한 축인 김홍도에겐 그런게 없었다. 김홍도는 신윤복이 어차피 처음부터 여자인지 알았으니 그런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해 본다던지, 어차피 가상이니 실존 작품 아니더라도 가상 작품 이런걸 좀 그려가며 비극적 사랑을 일관성있게 묘사했으면 좋았을듯 한데 뭐 그냥 마음만 쓰리다가 갑자기 반강제로 정사를 하며 사랑을 표현하는 점은 좀 당황스러웠다.

영화에서 신윤복은 각종 풍속화를 그리는데, 대부분 야한 그림이다. 그런 그림을 그리며 자신을 여자로 만들고 하나의 인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들이 춘화가 아니라면 세태에 대한 풍자 등의 의미가 있을 것인데, 사랑 이야기로 가다보니 풍속화들의 야시시한 장면이 보고 세상을 느끼고 보는게 아닌, 그냥 그림에 동해 감정이 폭발하게 되는 그런거라 해야하나... 여튼 말초적으로 그림이 해석된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한편, 추자현이 연기한 기녀 설화도 왜 김홍도를 좋아하게 되는지에 대한 스토리 전개가 부족하여 이게 집착인지 사랑인지 구분이 잘 안됐다. 그나마 김남길이 연기한 강무는 신윤복의 본질을 깨워주며 사랑의 감정을 북돋아주는 인물로서 나름 영화에서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영화 본지 이틀이 다 된 지금도 결말에 서로 도망가고 활쏘고 때리고 맞고 치고 받고 하며 비극적 사랑을 만드는 장면은 다소 이해가 안된다. 픽션이라지만 역사라는 틀을 무시하기 힘들었던 탓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다소 억지스런 느낌... 비극을 위한 비극을 만든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뭐 영상미는 괜찮은 편이었고, 기대했던 정사신의 수위도 꽤 높았다. 포르노영화 수준을 기대하신게 아니라면 그정도에서 만족하실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정사신에서 머리를 풀어헤친 김민선은 조선시대 여인이 아니라 왠지 현대 여인의 냄새가 물씬 풍겼고 (헤어스타일이 에러였다) 영화에 등장하는 가슴노출 여배우들의 상당수가 수술-_-을 하셔서 시대배경에 좀 안맞는 측면도 있지 않았나 싶다. 남자 흥분시키는 영화가 아니라면 자연스러운 몸매를 가진 분들을 모심이 좋지 않았을지...

영화 끝나자마자 감흥을 즐길 새도 없이 앞에 앉은 사람들이 '진짜 재미없다!' 고 해버려서 나까지도 김이 새 영화에 대해 아쉬운 소리를 늘어놓은거 같다. 개봉 전부터 영화의 구성이나 스토리 이런거보단 배우의 노출신을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운게 못마땅했는데, 어떻게 보면 영화에 이런 약점이 있기에 그런 컨셉을 가져가지 않았나도 싶다.

별 기대 안한다면 한번쯤 보실만한 영화라고 생각. 다만, 불끈거림을 원하는 젊은 남성들이라면 눈만 버릴지 모르니 한번쯤 생각하고 보시라~


P.S
27일에 강풀의 순정만화를 영화화 한 순정만화가 개봉된다는데... 보고 싶은데 남자 혼자 보러가기 열라 쪽팔린 영화라 (숱하게 영화를 혼자 봤지만 이건 맨정신에 보기 힘들거 같음;;) 같이 갈 사람이 있음 좋겠는데 어디 없을라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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